수학의 나라 인도...베다수학 아세요?

델리초등학교 5학년 교실. 베다 수학(Vedic Maths) 수업이 진행 중이다. 수업을 듣는 10여명의 학생들은 수학경시대회 수상자 등 수학 우등생이다.

칠판엔 72×11=792가 적혀 있다. 짝수에 11을 곱할 때 쉽게 계산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교사의 설명은 의외로 간단했다. 72의 7과 2 사이에 7과2를 더한 값인 9를 넣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답은 792다. 26×11=286도 마찬가지. 26의 2와 6 사이에 2와 6을 더한 값인 8을 넣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즉 답은 286이다.

여교사인 티아기 일레타씨는 “베다 수학은 좀 더 쉽고 빨리 계산하는 방법의 한 예”라며 “베다 수학에는 이런 공식이 수없이 많다”고 설명했다.

교사는 간단한 뺄셈의 예도 들었다. 1000-357=643을 적더니, ‘All from 9 and The Last from 10’이라고 썼다. 무슨 뜻일까.

한국에선 1000-357=?이란 문제를 계산할 때 일(一)의 자리에서 뺄셈을 할 때 모자라면 십(十)의 자리에서 빌려오고, 십의 자리에서 모자라면 앞의 큰 수인 백(百)의 자리에서 빌려와 계산한다.

베다 수학은 좀 달랐다. ‘All from 9 and The Last from 10’은 맨 끝자리는 10에서 빼고 나머지는 9에서 빼라는 뜻이다. 물론 백(100), 천(1000)같은 수에만 해당하는 공식이다. 이런 수에서 뭔가를 뺄 때는 무조건 마지막 끝의 1의 자리는 10에서 빼고(즉 10-7=3), 나머지는 9에서 빼라는 것이다.(즉 9-5=4, 9-3=6)

한 학생은 “단순해 보이기도 하지만 일반 수업 시간과 달리 수업이 무척 흥미롭다”고 했다.

베다 수학은 베다어로 된 고대의 베다 텍스트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간단한 규칙과 원리에 입각한 독특한 계산 체계로, 대수·기하·삼각법 등의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베다 수학을 체계화하는데 성공한 바라티 크리슈나 티르타지(Bharati Krishna Tirthaji)가 이를 영국에 소개했고, 당시 그가 소개한 계산 체계는 일종의 대안 수학 체계로 주목을 받았다.

인도의 델리에는 베다 수학 및 인도 문화 유산 연구 국제재단이 설립되어 있는데, 델리 지역을 중심으로 베다 수학의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일선 초·중·고 학교뿐 아니라 MBA 과정이나 대학의 경제학과에서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