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우리 반 여자아이에게 전화를 받았다.

그 아이는 우리반 아이 중에 가장 조용한 아이었는데 ' 선생님 오늘 선생님 집에 놀러가면 되요?' 라

고 물어보았다.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평상시에 우리 집에 오고 싶다고 몇 번 이야기를 해서 그렇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은근히 부담이 되었다. 평상시 화장도 안하고 집에서 퍼져있는 내 모습을

그렇게 공개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이러한 속마음을 숨기며 ' 그래 놀러와 언제라도 오렴!' 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 아이 왈 ' 그럼 선생님 낼 선생님한테 선물 주러 놀러갈게요. 엄마랑요... '  ' 그래... 그래.. ' 라고

승낙을 하며 그 순간부터 마음은 조금 심난했다. 아이 있는 집이라 조금은 자유스러운 우리 집안을

치워야 하니.....

아무튼 시간은 흘러 우리반 아이와 여동생, 엄마는 우리 집에 놀러오게 되었고, 난 중국집 음식을 시

켜 주었다. 그리고 직접 선물한 털 스웨터 ..... 그걸 보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에는

털실로 직접 짜는 것이 사는 것보다 더 든다는데 ... 이렇게 정성가득한 선물을 받으니 다시금 뭉클

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스웨터로 인해서 조금 남아 있는 이번 겨울이 그리 많이 추울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