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탐구 지능은 다중지능 가운데 가장 나중에 개념이 정립된 지능이다. 처음엔 일곱 가지 지능만이 주창되다가 동물학자나 환경운동가 등이 설명될 수 없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 결과, 남달리 동식물을 비롯한 자연세계에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식물들을 분류하고 이해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자연탐구 지능'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자연탐구 지능이 뛰어난 아이들의 특징
모든 사람이 자연탐구 지능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은 언어와 마찬가지로 자연 세계에 쉽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어린 아이들이 공룡을 비롯한 각종 동물들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아이들이 동물을 좋아하고 산에 가는 것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 어떤 아이들은 강아지를 비롯해 동물에 관심이 많지만, 어떤 아이들은 나무나 풀, 꽃을 좋아한다. 또 어떤 아이들은 산을 좋아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강이나 바다를 더 좋아한다. 따라서 하나의 행동만으로 단정하는 것보다는 자연 현상에 공통적인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자연탐구 지능이 뛰어난 아이는 생물 시간에 개구리 배를 가르는 실험이나 몸이 재생되는 플라나리아를 자르는 실험 등 동식물과 관련한 실험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한다. 평소 장난도 잘 치는 개구쟁이가 화단에 앉아 작은 개미 한 마리의 움직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나비 한 마리가 꽃 위에서 무엇을 하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들여다본다면 그 아이는 십중팔구 자연탐구 지능이 뛰어난 아이다. 그런가 하면 이런 아이들은 신체의 주요 기관들의 위치와 작용에 대해 관심이 많고,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거나 키우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 또 숲이나 산 속을 걸어갈 때 동물의 발자국이나 새의 둥지 등에 흥미를 보이고, 유독 날씨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

아기의 자연탐구 지능을 계발하려면…
야외로 나가 자연을 느낀다_ 엠아이스쿨의 이상철 대표는 자연탐구 지능을 자극하는 첫 번째 방법으로 야외로 자주 나가 자연을 '직접' 접하게 해주는 것을 꼽았다. 산에 갔다면 식물의 종류를 알아보고 꽃의 모양이나 줄기의 길이, 흙의 색깔이나 냄새 등을 돋보기로 관찰하면서 아기의 행동을 꾸준히 지켜보도록 한다. 또 강이나 바다로 갔다면 아기와 함께 물의 감촉과 바람의 느낌을 느껴본다. 이때 아기가 얼마나 흥미를 보이고 적극적으로 관찰하는지 잘 살펴보면서 생태에 관한 전문 지식을 엄마가 미리 공부해 두었다가 아기의 수준에 맞게 설명해 주도록 하자.

자연 이야기를 많이 들려준다_ 집안에서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고 사진을 많이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림보다는 사진이 더 좋은데, 이는 아기의 머릿속에 실제와 다른 이미지로 각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직접 야외에 나갔을 때 사진으로 봤던 것과 똑같은 것을 발견하면 희열감을 선물할 수도 있다. 이야기를 해줄 때는 "개구리가 뱀을 잡아먹고 있구나"와 같이 설명형으로 말하지 말고 "저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네? 그럼 저 뱀은 누가 잡아먹을까?" 혹은 "곰은 왜 겨울잠을 잘까?", "겨울잠은 며칠 동안이나 잘까?" 등 아기의 대답을 유도하거나 답을 찾고 싶게끔 유도한다.

간단한 자연 실험을 한다_ 야외로 자주 나갈 형편이 못 된다면 집안에서 탐구력과 관찰력을 키울 수 있게 간단한 실험을 준비해 보자. 예를 들면 장미꽃 네 송이를 각각 다른 꽃병에 꽂은 다음 소금물과 설탕물, 수돗물과 생수를 각각 넣어준다. 그리고 어느 병의 꽃이 가장 오래 살아남는지 관찰해 보도록 한다. 며칠 후 아기는 왜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되었을까 궁금히 여기게 되는데, 미리 공부를 해두고 차분하게 설명해 주어 아기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도록 하자.

자연과 관련된 취미생활을 한다_ 작은 꽃이나 양파, 고구마, 콩나물 등 집에서 쉽고 간단하게 기를 수 있는 식물을 준비한다. 아기는 매일 직접 물을 주면서 식물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또 잠자리채나 채집망을 준비해 곤충 채집을 하는 등 자연과 관련된 취미생활을 하나 정도 만들도록 유도한다. 아기가 직접 키운 꽃은 잎을 따서 돋보기나 현미경 등으로 관찰하면 더욱 흥미를 가질 수 있다.

식물원과 박물관에 자주 간다_ 가까운 식물원이나 박물관, 천문대 등에 아기와 자주 들르도록 하자. 이런 곳은 각 자연물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 특히 좋은데, 야외활동이 힘든 비 오는 날에도 갈 수 있어 좋다. 식물원이나 박물관은 여행안내 책자나 인터넷을 이용하면 관심 있는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미리 카메라나 비디오를 준비해 아기가 관심을 보이는 것을 찍어두었다가 집에 와서 다시 보여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도움말 곽노의(서울교육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이상철(엠아이스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