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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문화 상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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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입·방귀 냄새의 비밀, 식적(食積) | 고지연 |
2009-0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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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건강] 어른들에게서 나는 입 냄새나 땀 냄새, 불쾌한 방귀 냄새 등은 그렇다 치고, 매일 씻고 발라주고 입혀주는 아이에게서 젖 냄새나 파우더 냄새가 아닌 이상야릇한 냄새가 난다면? 아기 몸에서 나는 냄새에는 아기 건강 이상 신호라는 숨은 뜻이 담겨 있다.
◇어른 뺨치는 아이 입·방귀 냄새
땀은 날씨가 덥거나 운동과 같이 몸을 과도하게 움직였을 때나 긴장을 했을 때 우리 피부에서 나오는 찝찔한 액체 분비물이다. 체온 조절이나 피부 보호, 노폐물 배출이라는 훌륭한 기능도 있지만, 유독 여름철에는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하고 몸 냄새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유독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여름, 어린 아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아이들은 어른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 어른에 비해 땀샘이 발달해 있어 어른보다 2배 이상 땀을 흘리는 것. 특히 이마, 머리, 가슴, 목, 어깨 등에 땀샘의 밀도가 높고 땀이 많이 차기 때문에 땀띠 또한 잘 생길 수 있다. 땀띠가 잘 생기는 아이들의 경우 속열이 생겨 몸에 열이 많으면서 피부가 약해진 아이가 대부분이다.
이유식이나 밥을 먹이고 난 후 입을 헹궈주거나 양치질을 해주는데도 유독 입 냄새가 심한 아이도 있다. 하지만 양치질 횟수나 치주질환 여부와 상관없이 어린 아이도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마포 함소아한의원 최승용 원장은 “단순한 구강 위생 상태의 문제가 아니라면 아이 입 냄새는 어른 뺨치는 강한 방귀 냄새, 대변 냄새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는 이런 증상을 ‘식적(食積)’의 신호라고 본다”고 말했다.
◇잘못된 식습관이 부르는 병, 식적(食積)
식적이란 음식물의 나쁜 기운이나 노폐물이 몸 안에 쌓인 것을 말하는데, 여러 가지 징후들과 동반되는 질병들이 많아 ‘만성식체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흔히 우리가 ‘체했다’고 알고 있는 급성식체와 달리, 만성식체 증후군은 아이들의 잘못된 식습관이 조금씩 오랫동안 쌓여 나타나는 것으로 속이 항상 더부룩해 소화가 잘 안 되고 구역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만성식체 증후군의 특징 중 하나인 입 냄새는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 밥으로 바로 뛰어넘거나 잘 씹지 않고 삼키는 아이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위장이 소화시키지 못한 노폐물이 속에 쌓여 기분 나쁜 냄새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땀이나 땀띠 또한 몸 안에 속열이 쌓여 있는 경우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보는데, 속열을 쌓이게 만드는 원인 중 잘못된 식습관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린 아이의 위장은 어른과 달리 소화능력이 약하다. 이가 제대로 나지 않아 씹을 준비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이유식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바로 밥을 먹이게 되면 아이는 씹지도 않고 바로 음식물을 삼키는 버릇을 갖게 된다. 소화기가 약해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면 장에 음식물이 남아 부패되고 가스를 만들어 입에서 뿐만 아니라 방귀 냄새도 심해진다. 대변 또한 냄새가 강하며 색깔이 좋지 않고 염소똥 같은 동글동글한 변을 보는 일이 잦다.
◇잦은 감기, 비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도 유발
식적은 우유처럼 액체 식품을 많이 먹게 되는 영유아기 때부터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돌이 다 되었는데도 밤중 수유를 떼지 못해 잠들기 전에 꼭 젖병을 물고서야 잔다거나 밥을 먹어야 할 아이가 여전히 하루 1000cc 우유나 두유 등을 먹는 것, 음식을 잘 씹지 않고 삼키거나 아예 물고만 있으면서 잘 먹지 않는 것, 밀가루 음식이나 단것·찬 것을 잘 찾는다면 주의해야 한다.
아이의 위가 무리한 탓에 몸에 열이 쌓여 가슴이나 등을 만져보면 열감이 느껴진다. 아이는 등을 쓸거나 긁어달라고 보채고 잠을 잘 자지 못해 시원한 곳을 찾아 이리저리 굴러다니기도 한다. 피부에 두드러기나 뾰루지가 올라오는 일도 잦다.
문제는 식적은 소화기뿐 아니라 호흡기, 피부 등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폭식이나 과식 등으로 항상 부어 있는 위장이 인접한 횡격막의 움직임이나 폐 기운의 흐름을 방해해 호흡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평상시 위의 예시처럼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가진 아이가 잔기침, 콧물, 가래 등 만성적인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만성식체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식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치료의 시작
한방에서는 식적을 치료할 때 평위산을 기본 처방하는데, 평위산은 소화액이 잘 분비되도록 하고 위장의 긴장을 풀며 복부에 찬 가스를 몸 밖으로 빼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 식습관부터 바로잡는 일이다. 이유식을 먹는 아기라면 시기에 맞춰 적당한 재료로 씹는 훈련을 잘 시켜야 하며 아기가 좋아한다고 국수나 빵 등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이지 않는다. 생후 7~8개월 무렵에는 밤중 수유를 중단해 젖병을 물리거나 나중에 야식을 찾는 일이 없도록 한다.
최 원장은 “체중이 10kg이 넘으면 잠들기 전 1시간, 11kg이 넘으면 2시간, 14kg이 넘으면 3시간 정도의 공복 상태를 유지해야 숙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어른식을 먹는 아이라면 끼니를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적당량 먹여 위장이 정상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튀김이나 볶음 요리 등 기름진 메뉴보다는 찜이나 삶은 메뉴가 적합하고 특히 여름철에는 찬 것과 단 청량음료 등을 많이 먹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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