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말끝마다 대꾸를 하고 엄마가 밉다는 말을 하면 많이 당황스럽지요. 생각지도 않은 아이의 반항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내가 아이를 잘못 키웠나?’하는 자괴감이 들면서 많이 괴로우실 거예요.

생각지도 못한 상황들이 펼쳐지는 지금 이런 상황들이 당장은 견디기 힘드시겠지요. 하지만 너무 절망하거나 힘들어하지 마세요. 조금만 각도를 달리 해서 생각하면 아이가 그만큼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가 될 테니까요. 잘 이해가 안 된다고요? 그럼 흔히들 말하는 ‘미운 세 살, 미운 다섯 살, 미운 일곱 살’을 생각해 보세요. 이해하시기가 훨씬 쉬워질 거예요.

아이들은 발달단계상 몇 번에 걸쳐 자아가 많이 발달하는 시기가 있어요.

아드님처럼 만 7세를 전후한 때 또는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가는 시기도 바로 여기에 해당하지요.

그래서 이전까지는 엄마아빠가 시키는 대로 잘 따라하던 아이였다 하더라도 이 무렵부터는 조금씩 자기 생각을 말하며 말끝마다 토를 달곤 하지요.

뿐만 아니라 고집을 피우면서 자기 방식대로 하려고도 하면서 반항 아닌 반항을 하곤 하는데, 사전에 아무런 예고 없이 벌어지는 까닭에 엄마아빠는 이런 상황이 많이 당황스럽고 혼란스럽게 느껴지지요.

아이가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자기 주관을 가지고 고집을 피운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잘 자라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해요.

그러니 아이가 말도 안 되는 의견과 주장을 늘어놓더라도 화부터 내지 말고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받아주세요.

이럴 때 “넌 여기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는구나(생각하고 있었구나)”라고 하시면서 일단은 아이의 생각을 충분히 읽어주시고 의견을 인정해 주세요.

조금 힘이 드시더라도 “우리 **이가 벌써 이만큼 커서 자기 생각을 이렇게 또박또박 이야기하네. 엄마는 그런 네가 참 대견스럽다.”라고 하시면서 사랑스럽게 바라봐 주시면 더 좋아요. 아이는 ‘우리 엄마아빠가 내 생각(감정)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시고 내 의견을 인정해주는구나.’라고 느끼면서 엄마아빠로부터 거절당했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되지요.

이게 어려우시면 아이가 앞서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하시면서 끝에 ‘~구나’만 붙이셔도 좋아요. 이렇게 하면 아이는 엄마아빠를 향한 거부감이 없어지면서 점점 속마음을 터놓게 되어 예전보다 사이가 더 좋아질 수 있어요.

이렇게 하시더라도 마음에 안 드시는 부분이 많을 거예요. 그럴 땐 “네가 이렇게 하니까 엄만 ~~면에서 너무 속이 상하구나. 엄마 생각엔 이러이러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넌 어떻니? 한 번 생각해보고 네 의견도 엄마한테 말해줄래? 네가 말할 때까지 엄마가 기다리고 있을게.”라고 하시면서 서로의 의견을 조절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의 내면세계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이가 반항하듯 행동을 하거나, 엄마를 밉다고 하거나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 무엇 때문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아이들은 때때로 자신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을 때, 사랑 받고 싶을 때, 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 종종 어른들이 하는 말에 대꾸를 하거나 반항을 하는 식으로 반응을 보이기도 하거든요.

어릴 때 자신을 보살펴 주시던 외할머니와 지금 자신을 돌봐주시는 어머니의 양육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어머니를 싫다고 할 수도 있으니 이런 점에서도 한 번쯤 고려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