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민희(38·서울 은평구 불광동) 씨는 얼마 전 우정(5) 양의 학습지 교사에게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사회서비스 바우처(voucher·복지서비스이용권) 제도에 대한 정보를 듣고 귀가 번쩍 띄었다.

아이들의 독서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데다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인데도 그동안 까맣게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바우처 제도는 노인과 장애인, 산모,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책 대여와 독서지도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서비스 이용자에게 현금이 아닌 이용권을 발급해 권리 의식과 본인 의무감을 높인다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다. 사회서비스관리센터(www.socialservice.or.kr)를 통해 바우처의 종류와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동인지능력향상서비스다. 대상자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월 2만5000원을 뺀 나머지 부담금(5000∼2만3000원)을 내면 해당 업체의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교원빨간펜 웅진씽크빅 구몬학습 대교 아이북랜드 등 8곳이 서비스 업체로 선정돼 있다.

김 씨는 2개월 전 동 주민센터에 들러 서비스를 신청했고, 우정이는 매주 1회 선생님이 방문하는 시간을 재미있는 독서 놀이시간으로 여긴다.

그는 “책값이 워낙 비싼 데다 아이의 독서활동 지도에 고민이 많았는데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고민이 풀렸다”며 “이 서비스를 뒤늦게 알고 주변 또래 엄마들도 많이 신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 아동인지능력향상서비스

만 6세 이하의 아동(2002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을 둔 가구로 의료보험액 기준으로 4인 가족의 경우 월 소득 370만 원, 3인 가족은 322만 원 이하이면 신청 자격이 된다.

정부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서비스의 질이 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동인지지도사와 독서지도사 등 전문가가 참여해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웅진씽크빅 서태원 사회서비스팀장은 “이 서비스의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해 이용하지 못하는 분이 많다”며 “교육업체들이 바우처 사업을 전략 사업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월 21일까지 주소지 읍면동주민센터에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신청자에게 결정 내용을 알려준다. 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되면 바우처를 국민은행에서 발급받은 뒤 이용하고 싶은 업체에 연락하면 된다.

자녀 수에 관계없이 모두 서비스받을 수 있다. 1년간 서비스를 받은 뒤 다음해 에도 신청이 가능하지만 자치단체에 따라 폭넓은 기회를 주기 위해 자격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

아이들의 독서수준을 높이고 독서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자녀의 독서수준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업체들은 대부분 매주 1권의 책을 제공하고 독서전문가가 주 1회 방문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식으로 독서활동을 지도한다.

교원 빨간펜 ‘SP 저요, 저요!’는 과학 사회 언어 등 다양한 분야를 계절별로 나눠 재미있게 소개한 통합독서교재다. 아이들의 집중력을 감안해 한 가지의 주제에 대해 여러 가지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리딩 프로그램을 갖췄다.

웅진씽크빅 ‘책 생각 열기’ ‘책 생각 키우기’와 한우리열린교육 ‘리딩 스타트’는 격주로 책이 제공되지만 독서전문가들의 지도는 매주 1회이기 때문에 독서수준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적합하다.

대교 ‘눈높이 창의독서Ⅰ, Ⅱ’는 경제, 철학, 창작 등 테마별로 도서를 구분해 놓았기 때문에 아이가 좋아하는 사물이나 영역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한 경우 선택하면 좋다.

아이북랜드 ‘리딩 케어’는 한 주에 4권까지 책을 대여해주는 프로그램으로 같은 책에 싫증을 내는 아이에게 좋다.

영교 ‘두배로 독서대장’은 독서 지도 외에 책놀이 활동 프로그램과 독서정보지를, 한솔교육 ‘신기한 읽기나라Ⅴ’는 익힘 책과 각종 활동 자료를 제공한다.

○ 어떻게 활용하나

책에 관심이 없고 독서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책을 많이 제공하는 프로그램보다는 독서지도를 집중적으로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좋다. 반면 아이의 독서 욕구가 강하다면 매주 1회 이상 책이 제공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개 독서지도 시간은 20∼30분 정도이다. 긴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독서활동을 제공하는 업체를 선정해 독서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그램마다 연령 대에 꼭 필요한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도서구성이 이뤄져 있는지를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책을 접하는 2, 3세 때에는 언어, 생활, 탐구, 창작 등의 다양한 영역을 골고루 접하게 하는 것이 좋다.

4, 5세에는 한글과 수학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는 창작과 탐구 영역의 도서를 집중적으로 골라 자녀의 인지발달능력을 키워주고 6, 7세에는 읽기 능력이 강화되기 때문에 다양한 창작도서를 통해 초등교육의 기반이 되는 인지능력과 사고능력을 키워준다.

부모들은 업체를 선택할 때 해당 업체가 파견하는 아동인지지도사 또는 독서지도사가 인증된 기관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

업체별 아동인지능력향상서비스 (자료제공 : 교원빨간펜)
업체	프로그램	내용	이용자 월 실제 부담비용	문의전화
웅진씽크빅	-책 생각 열기 -책 생각 키우기	― 매주(격주) 도서 1권 지급 ― 매주 1회 학습관리― 독후활동 워크북 제공	1만3000원	1577-2929
구몬학습	책 꾸러기 Ⅰ·Ⅱ	― 매주 도서 1권 지급 ― 매주 1회 독서관리― 독서정보지 지급	5000∼1만6000원	1588-5566
교원 빨간펜	SP 저요, 저요!	― 매주 도서 1권 지급 ― 매주 1회 독서관리― 52주 옴니버스식 독서 프로그램 제공	1만3000원	1577-2929
대교	눈높이 창의독서Ⅰ·Ⅱ	― 매주 도서 1권 지급 ― 매주 1회 학습지도(60주, 90주 프로그램)― 창의 독서 교재 제공	1만∼1만6000원	080-222-0909
아이북랜드	리딩케어	― 매주 도서 4권 지급 ― 매주 1회 학습지도 ― 독서관리노트, 육아와 독서지도 정보집 제공	1만4000원	1577-0613
한우리열린교육	리딩스타트	― 매월 도서 2권 지급 ― 매주 1회 방문수업― 워크북, 학부모 가이드 제공	2만3000원	1577-1909
영교	두배로 독서대장	― 매월 도서 2, 3권 지급 ― 매주 1회 독서지도 ― 책놀이 활동 프로그램, 독서정보지 제공	1만 원	080-913-5100
한솔교육	신기한 읽기나라V	― 매월 도서 3권 지급 ― 매월 4회 수업 ― 익힘 책, 활동자료 지급	1만3000원	1588-1185

▼일주일에 한권 읽은 자료 파일로 만들면 좋아요▼

아동인지능력향상서비스의 효과를 높이려면 가정에서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3세 미만은 계속 같은 책만 읽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변화를 주어 재미있게 읽어 주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 엄마 아빠가 함께 책을 읽어주면 언어 능력이 부쩍 발달한다.

3세 이후에는 함께 독서를 한 뒤 책 내용과 관련된 실험이나 체험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물에 뜨는 부력이나 바람에 관한 책을 봤다면 자기 전 목욕 시간에 집에 있는 물건들을 이용해 간단한 부력 실험을 하거나 바람개비나 연을 만들어 본다. 이런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은 아이에게 살아 있는 지식으로 기억된다.

한 주에 1권의 책이 부족하다면 서점에 함께 나가 보는 것도 좋다. 책을 고를 때에는 전에 읽었던 내용과 연계되거나 심화된 내용의 책을 구입한다. 또 전에 읽었던 책과 비슷한 제목, 동물, 주인공이 등장할 때는 질문을 던져 그 내용을 한 번 더 상기시켜 준다.

아동인지능력향상서비스에서 제공되는 독후활동자료들을 모아 파일로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책에 싫증을 내거나 관심이 떨어지면 한 번씩 보여줘 동기를 유발할 수 있다.

독서수업이 끝난 뒤 방문한 독서전문가에게 아이의 독서 수준은 어떠한지,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1주간 읽은 책과 앞으로의 독서활동을 상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