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7일 서울 성동구 소재 한 고등학교에서 동문 기업 취업박람회가 열린 가운데 한 학생이 취업 면접을 위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전국 특성화고에서 최근 4년간 연평균 2200여명이 진로변경 등을 이유로 일반고 전학을 택했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7개 시·도 특성화고에서 2016년부터 4년간 연평균 2240명이 일반고로 ‘진로변경 전학’을 했다.

연도별 전학 인원과 전체 특성화고 학생 수 대비 비율을 보면 Δ2016년 1935명(0.67%) Δ2017년 2313명(0.84%) Δ2018년 2305명(0.91%) Δ2019년 2410명(1.05%)이다.

진로변경 전학은 학업이 소질이나 적성에 맞지 않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에게 계열 변경 전입학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시·도 교육청마다 전학 기회 부여 대상과 전학 신청 시기는 제각각 다르다. 고등학교 1~2학년 학생 모두에게 전학을 허용하는 지역이 있으며 1학년만 해당되는 곳도 있다.

반대로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진로변경 전학을 했던 학생은 최근 4년간 연평균 16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1594명(0.55%)에 이어 2017년 1623명(0.59%), 2018년 1613명(0.64%), 2019년 1662명(0.72%)이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학교를 옮겼다.

다만 일반고 학생 같은 경우 재학 중인 학교에서 별도로 직업교육 위탁과정을 수강할 수 있어 특성화고 전학 유인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올해 같은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으로 전학이 위축돼 진로변경 전학 인원도 예년보다 적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전국 1604명(0.76%)이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을 했으며 802명(0.38%)이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갔다.

아직 진로변경 전학이 마무리되지 않은 시·도 교육청을 고려하면 전학 인원은 추가로 늘어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떄문에 모든 전학이 위축됐다”면서 “명확한 인과관계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시·도 교육청들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진로변경 전학 학생 수를 놓고 부진한 취업률 등으로 특성화고 중도이탈 학생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4월1일 기준 올해 전국 576개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일반고 직업반)의 취업률은 50.7%로 조사됐다. 특성화고 취업률은 49.2%다.

올해 1~2월 직업계고 졸업자 8만9998명 중 진학자(3만8215명)와 군 입대자(1585명) 조사 당시 경제 활동이 어려운 ‘제외 인정자’(970명)를 제외하고 2만4938명이 취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관내 특성화고·일반고 간 전출입 현황을 공개하면서 “양질의 일자리 감소와 고졸 일자리에 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특성화고) 전입보다 전출이 더 크다고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성화고 입학 이후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사회적 인식으로 대학 진학 열망이 있어 일반고로 진로 변경 요구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고졸 취업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고졸 취업 활성화 방안에 이어 지난 5월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직업계고 지원·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중앙취업지원센터와 함께 직업계고에 우수 기업을 연계하고 있다”면서 “공공기관·공기업 등 우수 기관과 업무협약을 확대해 직업계고 학생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발굴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