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들이 자녀에게 다양한 학원을 다니게 하면 엄마는 아이가 뒤처질까봐 서둘러 새로운 학원을 등록합니다. 하지만 학원을 더 다닌다고 해서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될까요?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습니다.

과감하게 정리해야 아이도 즐거워요

엄마는 항상 내 아이가 뭐든지 잘하는 ‘만능’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이 커지면 아이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특히 공부에 대한 욕심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정보를 듣고 각종 과외 활동과 학원을 강요합니다. 그렇게 한 둘씩 늘리다보면 어느새 아이는 숨 돌릴 틈이 없어지고 즐겁게 놀 시간도 없이 쳇바퀴 같은 하루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엄마도 아이가 힘에 부치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아이들을 보면 불안해서 가만히 둘 수가 없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영진이는 학원에 가는 것을 무척 싫어했습니다. 집에 오면 미적거리면서 학원에 안 가려고 했지요. 막상 가면 잘 하는 영특한 아이였지만 일단 학원가는 것 자체를 싫어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면도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힘들거나 어려우면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인내력이 많이 부족해진 상태였습니다.

엄마는 이런 아이를 보면서 속을 끓이다가 결국 과감하게 학원을 정리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만 두고 그만두게 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처음에는 남는 시간을 어찌할 바 몰라 엄마나 영진이나 적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효과가 보였습니다. 좋아하는 것만 하게 하니 공부하는 게 즐거워서 신나게 학원을 다녔고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분이 좋으니 숙제도 알아서 하게 됐고 덩달아 성적도 올랐습니다. 학원이나 과외시간에 하기 싫어서 질질 끌고 꼭 시켜야만 하던 영진이가 달라진 거죠. 성격도 좋아지고 결과적으로 공부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으니 일석이조인 셈입니다. 엄마는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해내려고 하는 아이의 변화가 가장 반가웠습니다.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고 또 그것을 풀 수 있는 충분한 여유시간이 필요한데 그간 엄마의 욕심을 채우느라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