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많이 의존적이던 관계에서 벗어나 서서히 자아정체성을 찾는 시기이기 때문에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는 것은 초등 고학년 아이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의 아이들은 비록 겉으로는 친구들과 밀착되어 보이지만 정서적으로는 여전히 가족(특히 부모)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비록 이 시기의 아이들은 취미나 대중적인 기호에서는 친구들의 영향을 받지만 학업이나 진로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부모의 의견을 중요시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내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며 친구들과 하루 종일 어울려 다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부모의 역할을 쉽게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엄마가 뭔가 말을 붙이려고 할 때 아이가 쉽게 화를 냈다는 것은 그날 밖에서의 자기 행동이 엄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기의 마음이 들킬까봐 오히려 방어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아이의 행동을 이해해준다고 할지라도 문제해결의 주도권은 부모가 쥐고 있어야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아직 자기관리가 잘 되지 않는 때이므로 어느 정도 부모가 통제해주고 바른 길로 이끌어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따라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은 이해해 주되 그로 인해 학원을 빼먹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아이에게 일깨워줘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아이가 해야 할 의무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아이와 언성을 높이는 것이 싫어서 한두 번 그냥 넘어가다보면 점점 부모는 아이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아이를 통제할 수가 없게 됩니다.

다소 아이와의 관계에서 갈등의 여지가 있더라도 자신감과 인내심을 갖고 진정한 사랑으로 아이의 일상을 바르게 잡아준다면 나중에 아이가 중고등학생이 되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