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영화를 보다가 아름다운 선율에 빠져 본 적은 없는지. 음악을 가리키는 ‘뮤직(music)’의 어원은 음악의 여신 ‘뮤즈(muse)’이다. 이들은 문학, 무용, 악기, 음악, 천문학 등을 담당한 9명의 여신이었다.
음악은 언제부터 기록되기 시작했을까. 악보가 없었다면 모차르트, 베토벤, 바흐 등 위대한 작곡가가 남긴 음악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1000년 전. 사람들은 노래가 마음에 들어 다시 부르고 싶으면 그 노래를 달달 외워야 했다. 그러다 모두들 잊어버리면 그 노래는 영원히 사라졌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아레초에 구이도라는 아이가 살았다. 성가대에서 노래를 배울 때 책에는 가사밖에 없었다. 한 명이라도 틀리면 선생님은 처음부터 다시 불러줘 음을 익히게 했다.
‘음악을 외우지 않고 읽을 수 있다면 노래를 훨씬 쉽게 배울 텐데.’
구이도는 사람들에게 그의 생각을 이야기했지만 모두 탐탁지 않아 했다. 무언가를 바꾼다는 것은 귀찮고 두려운 일이었기 때문. 구이도는 혼자서 각종 기호와 숫자, 문자를 모아 악보의 틀을 만들기 시작했다. 오랜 노력 끝에 4선 보표와 도-레-미-파-솔-라 6음 계명을 만들어 냈다.
그는 나중에 고향에서 어린이 성가대에게 이 악보로 노래를 가르쳤다.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늦었지만 세상을 바꿀 변화의 힘을 알게 된 것이다.
교황은 구이도의 공로를 인정해 로마에 와서 살라고 했지만 그는 고향에 남는다. ‘아레초의 구이도’는 훗날 ‘구이도 다레초’라는 이름으로 전해진다. 수잔 L 로스 글·그림. 미래i아이 펴냄.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