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물리학자 이휘소(1935~1977) 박사에 대해 알고 있나요? 소립자물리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지만 42세에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자예요. 이휘소 박사는 옷 갈아입는 시간도 아껴 연구에 매진해 ‘팬티가 썩은 사람’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지요.
이휘소 박사가 궁금하다면 <위대한 과학자의 방, 천재 물리학자 이휘소를 만나다>(뜨인돌어린이)를 펼쳐보아요. 이 책을 쓴 사람은 김해등 작가(사진), ‘이야기의 힘’을 믿는 김 작가는 우리에게 이휘소 박사를 어떻게 소개할까요?

Q. 어린이들에게 작가님을 소개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김해등 작가입니다. 최근에 저는 역사 속에 실존했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책을 주로 쓰고 있어요. 최근 많은 어린이 동화가 학교, 집, 학원을 배경으로 하는데, 언젠가부터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인 저도 그런데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오죽할까 싶어 역사 속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를 쓰기 시작했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동떨어져 있어 글을 쓰는 재미가 있답니다.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저와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네요.


Q. 어린이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A. 제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재미있는 이야기에 반응했던 것 같아요. 저는 할머니로부터 설화, 민담, 전설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는데, 그때 들었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제가 동화작가가 되는 데 큰 영향을 주기도 했고요. 저는 ‘이야기의 힘’을 믿어요. 강연을 통해 독자들을 만날 때면 옛이야기와 책을 함께 연결지어 말해주는데, 어린이들의 눈이 반짝반짝해지는 것을 느껴요.
많은 어린이들이 과학을 어려워하잖아요?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해답 역시 ‘이야기’였어요. 과거의 제가 할머니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며 재미를 느꼈던 것처럼 어린이들도 제 책을 읽을 때 마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Q. 이 책은 책 속 가상의 주인공들이 모험을 떠나 미션을 해결하면서 이휘소 박사에 대해 탐구한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이런 구성을 취한 것도 ‘이야기’에 많은 어린이들이 흥미로워하기 때문이겠죠?
A. 맞아요.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한꺼번에 모든 이야기를 알려주지 않고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됐을까요?’ 하고 묻는 식이라 흥미를 불러일으키지요.
혼자 책을 읽을 때도 상상하며 읽어보길 바라요. 작가가 쓴 그대로 읽지 말고, 의심을 품어보는 거죠. 예를 들어 갈등이 있는 지점에서 읽기를 멈추고,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까?’ 하고 상상해보는 거예요. 작가가 쓴 책의 내용보다 내가 만든 이야기가 더 재미있을 수 있답니다.


Q. 작가님은 어떤 어린이었나요?
A. 내성적인 성격 탓에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어린이였어요. 주변을 관찰하기를 좋아했어요. 집의 농장에서 키우던 토끼를 늘 관찰했는데, 어느 날 밤에 토끼가 평소와는 다른 울음소리를 내더라고요. 할머니와 함께 토끼장에 가보니 커다란 삵(고양이과의 야생 동물)이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더라고요. 꾸준한 관찰 덕분에 토끼들을 구한 셈이죠. 저는 이렇게 주변을 관찰한 뒤 소재를 찾아 이야기를 짓기 시작했어요.


Q.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A. 어떤 대상을 꾸준히 관찰하다 보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예요. 미처 보지 못하고 넘어갔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신기한 경험을 해볼 수 있지요. 우리 가족부터 먼저 관찰해보면 어떨까요? 직접 인터뷰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내가 엄마, 아빠가 되어 자서전을 쓰거나, 할머니,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을 만들어보면 그 속에서 새로운 나의 꿈을 찾을 수도 있답니다!

장르 위인전│주제 이휘소, 과학자, 꿈│뜨인돌어린이 펴냄

‘과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고요? 걱정마세요! 책을 읽으면서 미션을 하나씩 수행하다 보면 어느새 이휘소 박사와, 과학과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거예요. 이 책은 마치 게임을 하듯 미션을 해결하며 이휘소 박사를 탐구할 수 있어요. 즐거운 과학 여행이 끝난 뒤엔 과학 지식이 쑥쑥 자라 있을 걸요? 김해등 글, 윤유리 그림.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