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대한민국 스승상’ 받은 윤은주 경기 중흥초 선생님

윤은주 경기 중흥초 선생님

“고향으로 돌아오던 청년은 바다에서 큰 폭풍우를 만납니다. 배가 부서지고 가진 돈을 몽땅 잃게 되지요. 이 장면에는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요?”

윤은주 경기 부천시 중흥초 선생님의 수업 중 한 장면이다. 윤 선생님이 이렇게 물으며 다양한 느낌의 음악을 들려주면 어린이들은 박자가 빠르고 급박한 느낌이 드는 음악을 선택한다. 이후 학교에 구비된 여러 악기를 활용해 이 장면에 맞게 자신이 만들고 싶은 음악을 만들어보기도 한다.

윤 선생님은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제5회 대한민국 스승상’ 시상식에서, 초등교육부문 중 가장 높은 상인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대한민국 스승상은 선생님을 존경하는 분위기를 확산하고자 2012년 만들어진 교육 분야 최고 권위의 교육상. 선생님이 속한 기관의 장, 즉 교장선생님에게 추천을 받거나 학생, 학부모, 동료 선생님 등 30명 이상에게 추천받으면 후보로 선발된다. 이중 교육 방법의 창의성과 교육의 발전에 공헌한 정도 등을 교육부가 심사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수석교사로서 현재 3학년의 음악 수업을 맡는 윤 선생님은 창의적인 음악 수업 방식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수석교사는 15년 이상의 교직경력을 갖고 있으며 ‘수업 전문성이 뛰어나다’고 시도교육청에서 인정받은 선생님이다.

윤 선생님의 창의적인 수업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선생님의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어린이들이 음표와 가사를 배치하며 음악을 만들고 있다

스스로 계획하는 힘 길러요

윤 선생님은 ‘스스로 계획 세우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윤 선생님은 수업 전, 어떤 주제로 무엇을 평가할지에 대해 미리 알려 어린이들이 스스로 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1∼7주 수업 때는 ‘노래로 음악알기’라는 주제로 여러 노래를 배우고 개별 가창 평가를 한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일러준다. 학생들은 무슨 노래를 어떻게 연습할지 스스로 계획을 짠다. ‘노래 가사를 정확히 따라 부를 것이다’ ‘박자 맞추기에 집중할 것이다’ 등을 간단하게 적는 것.

윤 선생님의 수업을 들은 경기 부천시 원미초 6학년 임송 양은 “선생님과 함께 수업할 때 오늘 무엇을 연습할지 고민해서 공책에 적고 수업이 끝난 뒤에는 배운 내용과 느낀 점을 적었다”면서 “이렇게 하다보니 내가 스스로 계획한 것을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어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모두가 ‘선생님’

윤 선생님의 수업에는 모둠별 수업이 주로 이뤄진다. 기본적인 음정, 박자를 익힌 다음에는 모둠별로 리코더 연주회를 열거나, 정해진 음악에 맞춰 친구들과 함께 무용을 만들어서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각자 하나씩 다양한 악기를 맡아서 소리를 조율해가며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윤 선생님은 모둠 수업 때 “누군가를 가르칠 때 가장 많이 배운다”고 일러주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친구끼리 서로 가르쳐주고 배울 수 있도록 유도한다.

3, 4학년 때 윤 선생님과 함께 수업한 원미초 6학년 우지연 양은 “리코더를 잘 다루지 못하는 친구가 있어서 내가 가르쳐주었다”면서 “연주회 날, 그 친구가 조금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서로를 도우면서 멋지게 연주를 끝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역시 노래 가사가 잘 외워지지 않아서 친구들과 쉬는 시간마다 연습하며 도움을 받았다”면서 “서로를 가르쳐주고 함께 배우니 훨씬 실력이 빨리 늘었고 협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생각 나누며 아이디어 얻어요”

경력이 얼마 쌓이지 않아서 수업에 대한 어려움을 느낄 때, 윤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과 수업 방법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것은 윤 선생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윤 선생님은 지금도 수업의 노하우나 고민들을 혼자 생각하기보다 다른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려고 애쓴다고. 이렇게 생각을 공유하다보면 그 안에서 더 창의적이고 좋은 생각들이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생각을 내 안에 가둬두지 말고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해 보세요. 그 안에서 더욱 재밌는 생각들이 튀어나올 수 있을 거예요.”(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