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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 차 교사 이은경의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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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공부? 사교육보다 매일 공부 습관부터

좋다는 학원, 학습지, 과외를 아무리 시켜도 아이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단 경력 15년 차 이은경 쌤은 “적은 양이라도 매일 꾸준히 공부해 성취감 갖게 하라”고 말한다.

사교육의 끝은 어디일까.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최근 몇 년 전부터 ‘3년 선행’이 일반화됐다. 초등학교 1학년이 3학년 수학과 영어를 배우는 것에서 시작해 6학년에는 고등학교 3학년 수학과 토플까지 섭렵해야 한다는 것.

이런 이야기를 건네 듣는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많이 뒤처져 있는 것은 아닌가’ 덜컥 불안해진다. 이런 아이들은 극히 일부일 것이라 말하면서도 제 학년 공부 따라가기조차 버거워 보이는 우리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초등학교 교사 경력 15년 차 이은경 씨는 선행학습보다 매일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들 둘을 둔 이은경 교사는 자신의 시행착오를 토대로 결론을 내린 초등 공부법을 정리해 지난 11월 ‘초등 매일 공부의 힘’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책에는 각종 사교육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반색할 정도로 적정 공부량을 낮게 책정해 눈길을 끌었다. 매일 조금씩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스며들게 해 고학년이 되면 공부 주도권을 자녀에게 넘겨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알아도 실천하기 힘든 공부법,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좋은지 이은경 교사에게 들었다.


이은경 교사는 적은 양이라도 스스로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초등학교 때 잡아줄 것을 조언한다.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들 사이에 ‘초등 매일 공부의 힘’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책을 출간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원 때문에 힘들어하는 반 아이들을 보며 늘 안타까웠어요. 저 역시 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학원을 다녀야 하는 줄만 알았는데, 막상 공부를 지도해보니 집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방법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책이에요. 초등 공부법에 관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댓글을 통해 많은 학부모가 불안해한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원고에 속도를 가한 계기가 됐죠.

책에 선생님도 일반 부모와 똑같이 불안감을 느꼈다고 나와 신기했습니다. 공부 잘하는 아이의 비결이 ‘습관’에 있다는 결론은 어떻게 내리게 됐나요.

오히려 일반 학부모보다 불안감이 더 높았어요. 교실에서 똘똘하게 잘하던 아이들을 매해 만나왔기 때문에 내 아이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았거든요. 그런데 저희는 좋은 학원을 보낼 형편이 못 됐고, 아이들은 학원 다니는 것을 매우 싫어했어요. 어쩔 수 없이 어설프게 엄마표 공부를 시작하게 됐는데, 시행착오 끝에 공부 습관이 잡히고 나니 과거 고민했던 부분들이 하나씩 해결됐고 결과도 좋게 나타났어요. 좋은 결과라고 해서 자격증 취득, 영어 레벨, 단원 평가 점수와 같은 게 아니에요. ‘스스로 해야 할 공부를 계획하고 실천에 옮기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가장 기대한 결과였죠.

본문에 ‘아이가 엄마보다 커질 즈음 공부 주도권은 넘어가야 한다’는 말에 공감했습니다. 학부모가 꼭 지켜야 할 원칙 한 가지만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빠르면 5학년, 늦어도 6학년 즈음에는 아이가 본인 공부의 주도권을 충분히 가질 수 있어요. 지켜보기 불안한 부모는 성급하게 아이를 밀고 끌고 가려 하죠. 아이가 정말 주도권을 갖기 원한다면 초등학교 때 모든 공부 계획에 아이의 의견, 상황, 바람, 목표가 반영되도록 해주어야 해요. 그 경험과 성취가 있었던 아이들은 서서히 공부 주도권을 잡고 자기주도학습을 시도할 수 있어요. 사춘기가 된 아이와 공부 때문에 실랑이하고 불행해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면 초등 고학년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주세요.

수능에서 언어 영역이 성적 향배를 가른다고 할 정도로 국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어만큼 뾰족한 공부법이 없는 과목도 드문데, 어떤 습관을 길러줘야 하나요.

언어 영역은 결국 독해력이 성패를 좌우해요. 글을 읽고 생각하는 힘이죠. 어떤 지문,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를 예상하고 그에 대비한 단편적인 입시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는 점점 더 폭넓은 지문이 제시되는 수능 언어 영역에서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요. 시험장에서 어떠한 문학, 비문학 작품을 만나도 제한 시간 동안 빠르게 읽어내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핵심을 파악하는 힘의 바탕은 초등 시기의 꾸준한 독서예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 매일 독서의 힘이죠. 또한 책을 읽고 글쓰기 훈련을 하면서 토론, 어휘력 향상 등이 이뤄지는데 단순히 반복적인 문제 풀이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길 바라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시간을 충분히 할애할 수 있지만 고학년 때는 하루 30분도 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초등학교 때 충분히 하지 못한 독서를 보충해 성적을 올리느라 중학생이 되어 급하게 책을 읽는 아이들이 있을 만큼 독서는 성적과 직결되어 있어요. 초등 고학년은 매일 독서를 실천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임을 기억하고 다른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두어야 하죠. 학원가기 바빠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중·고등학생의 일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학 하루 한 쪽이면 충분하다’는 말에 안심하는 학부모는 드물 것 같습니다. 지나친 선행학습보다 조금씩 습관 잡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리하게 선행학습을 하는 아이와 학부모가 하는 착각은 ‘선행 학원의 진도에 맞춰 수업을 듣기만 하면 그 내용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점이에요. 수업의 진도와 아이의 진짜 실력은 별개예요. 수학 선행은 공부라는 기술이 어느 정도 몸에 배고 난 4학년 이후에 시작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급한 마음에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문제 풀이와 학원 수업을 강요하면 오히려 학교 수업의 집중력을 떨어뜨려요. 수학의 기본은 학교 수업과 진도예요. 꾸준한 복습을 통해 학교 단원 평가를 실수 없이 잘 풀어내는 아이들이라면 4학년 정도부터 선행을 시도해 속도를 내보길 권해드려요.

영어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습관을 골고루 잡아주기 너무 힘든 과목입니다. 4개 영역의 습관을 잡아주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 할애가 필요할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모든 영역을 완벽하게 잡겠다고 생각하면 끝없이 우울하고 불행해지고 마는 것이 영어죠. 외국어는 아이들 학교 공부의 과목인 동시에 하나의 언어이기 때문에 반드시 오랜 시간 인풋이 있어야만 아웃풋이 나올 수 있어요. 그래서 조급하게 결과를 기대하면 금방 지치고 결국 대형 어학원을 고민하게 돼요. 매일 집에서 잡아주면 좋은 습관은 자막 없는 영어 동영상 흘려 듣기(듣기 영역), 1분 스피킹 연습, 동영상 촬영(말하기 영역), 수준보다 쉽고 재미있는 영어책 읽기(읽기 영역), 구글 번역기와 사전 앱을 활용한 한 줄 영어 일기 쓰기(쓰기 영역) 등이에요. 아이의 학년이 아니라 수준에 맞춰 분량을 조절해주세요. 4개 영역의 시간을 똑같이 배분할 필요는 없고, 아이가 좋아하는 영역부터 조금씩 시간을 늘리면 오래 갈 수 있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매일 몇 시간 정도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좋은지, 지켜야 할 대원칙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학년×30분’이라는 기본 시간 원칙을 아이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주세요. 생일과 발달이 빠른 편이고 공부해온 기간이 1년 이상이라면 제 학년보다 높은 수준의 시간, 분량을 시도해봐도 좋아요. 학습이 느리고 이제 막 공부 습관을 잡는 중이라면 한두 학년 낮은 수준에서 시작해야 해요. 엄마가 학년 목표에 맞추고 싶은 마음에서 욕심을 부려도 아이는 절대 따라오지 않아요. 속도는 매일 공부 습관을 1년 정도 시행한 뒤 내는 게 좋아요.

칭찬의 형광펜, 방학 때 홈 카페 만들어 공부하기, 유튜브로 공부 습관 촬영 체크하기 등은 아이의 동력을 키워주는 좋은 방법 같습니다.

교실에서 오랫동안 아이들과 보낸 시간들이 모두 공부였어요. 반 아이들 일기장에 열심히 빨간 펜으로 맞춤법 고쳐준 걸 보고 실망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미안해 칭찬 형광펜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즐겁게 책에 빠져 있는 시간이면 집중을 돕기 위해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같이 책을 읽었어요. 요즘 아이들은 영상물에 상당히 민감하고 집중하기 때문에 교과서의 내용을 아이들이 모둠별 역할극으로 만들고 영상으로 촬영해 교실의 큰 텔레비전으로 함께 보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죠. 이런 경험들을 제 아이들에게 적용해봤어요. 반응은 역시나 최고였죠. 아이들은 공부라고 해도 재미있으면 열심히 하고, 재미없으면 하지 않아요.

선생님이 가르친 학생 가운데 꾸준한 노력으로 공부 습관을 키워 자기주도학습을 체득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경우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6학년 교실에서도 자기주도학습을 내 것으로 만들어 꾸준히 진행하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쉽지 않아요.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느라 고민하고 많은 질문을 쏟아내던 아이들 중에 “고등학교에 가서 성적 잘 받고 있다”고 연락해오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훌륭한 대학 진학에 성공한 아이들의 소식도 간간이 듣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수업 중에 제시된 과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끄적거리고 잘되지 않아도 어떻게든 혼자 해결해보려고 애를 쓴 공통점이 있었어요. 생각하는 것이 습관이 된 아이들이지요.

‘초등 시절 단단히 다져놓은 자기 주도적 공부 습관은 평생의 무기가 된다’는 말이 와 닿았어요. 하지만 아이에게 주도권을 주기보다 학원에 주도권을 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사교육을 좋아합니다. 제출할 공문에 쫓겨 바쁘게 교재를 준비했으나 재미없는 수업을 하기 일쑤였던 평범한 제 눈에는 사교육 시장에서 선보이는 아이 수준 맞춤형, 소그룹 집중형, 체험형 수업들이 유익해 보이고 저희 아이들에게도 시켜보고 싶었어요. 문제는 그 과목에 대한 주관 없이, 내 아이에 대한 파악 없이 주변의 부추김에 급하게 끌려가는 태도예요. 초등 공부의 주도권은 엄마에게서 아이에게로 옮겨가는 것이지 동네 공부방에서 대형 어학원으로, 대치동 학원에서 고액 개인 과외로 옮겨가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가정과 아이의 상황에서 최선이자 최소의 사교육을 고민하고, 지혜롭게 활용해 책 읽고 뛰놀 여유가 있는 초등 시기를 보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학부모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부모가 먼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의 이 시간은 절대 다시 오지 않으니까요. 머리 싸매고 우울해하고 짜증 내며 공부시켜도 아이의 초등 시절은 곧 지나가고, 칭찬을 쏟아 붓고 매일 아주 작은 성공을 경험하는 것을 보며 탑을 쌓아도 똑같이 훌쩍 지나갑니다. 초등 시기에는 공부 말고도 중요한 것이 정말 많아요. 내년에 수능 볼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기억하면서 한 템포 여유롭게 웃으며 지금의 시간을 즐겼으면 좋겠어요.

초등 매일 공부, 이렇게 하면 좋아요~

- 매일 30분 독서는 6년 내내
- 수학은 하루 한 쪽이 기본, 선행은 4학년부터
- 영어 흘려 듣기, 1분 스피킹 촬영, 쉬운 영어책 읽기, 한 줄 일기 쓰기로 4개 영역 꾸준히
- 하루 적정 공부 시간은 ‘학년×30분’
- 틀린 것 빨간 펜으로 지적하기보다 잘한 것 형광펜으로 체크
- 유튜브(비공개)로 매일 공부 습관 촬영해 체크
- 방학 때는 거실을 카페로 꾸며 음악 듣고, 책 읽고, 숙제하도록 분위기 전환

사진 게티이미지 디자인 김영화 사진제공 이은경


By 동아닷컴  (등록일 : 2020-01-14 17: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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